오늘은 아들들과 도서관에 들러서 책을 반납하고 와야 되는 날입니다.
도서관에서 일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앞에 3살 정도 되었을 쌍둥이 아들들과
함께 가는 아빠, 엄마가 보입니다.
쌍둥이 아빠인지라 유심히 아이들을 쳐다보며 출입물을 따라 나오는데,
아이 한명을 엄마가 안아줍니다. 그 모습을 본 다른 아이가 외칩니다.
"엄마 아나, 엄마 아나"
자기도 안아달라고 보채기 시작합니다. 쌍둥이들이 서로 시기심 많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던 차라 어찌되나 흥미롭게 지켜보았지요. 엄마는 안을 손이 없으니,
곧장 옆의 아빠가 아이를 안아주려 합니다. 그런데 이 아이가 손사레를 칩니다.
"아빠 아냐, 아빠 아냐"
아빠는 아니랍니다. 엄마보고 안아달라는 거지요. 멋쩍어진 아빠가 민망해 합니다.
결국 아빠는 힘으로 아이를 안아들고 갑니다만, 아이가 내내 엄마를 찾으며 울부짖습니다.
멀어져 가는 이 가족을 보고 있자니 우습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합니다.
"아나" 와 "아냐" 의 점 하나 차이로 엄마와 아빠의 위상이 그대로 드러나는군요.
아이들의 외면과 무시를 받는 아빠들의 서글픈 현실 말이지요. 이제 쌍둥이 딸까지 가진
네 아이의 아빠로서, "아냐"가 아닌 "아나"의 아빠가 되도록 노력해야 겠습니다.
- 2011.01.08 Joshua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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