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와의 불화도 실력

Joshua/직장 2023.12.09 댓글 Joshua95

 개발팀에 있다보면 자주 의견이 부딪히고, 갈등하는 상황들을 대면하게 됩니다. 둘 다 상황에 따라서 맞는 결정임에도 서로 절대 양보하지 않고 다투는 경우이지요. 특히나 팀을 넘어서 이런 양상이 발생하면 심각한 갈등 구조가 됩니다. 저에게도 상대와 싸워서 이겨주기를 바라는 팀원들의 간절함이 전달될 때가 많습니다.

 

동료와 불화하면 전체 효율은 떨이지고, 그게 나의 실력이 된다.


 제가 팀원들에게 종종 언급합니다. 우리 의견이 받아들여져서 이기는 것이 아니고, 문제를 해결해서 이기는 것이라고 말이지요. 다른 나라와 전쟁이 일어난 것도 아니고, 크게 보면 결국 같은 배를 탄 동료 들인데 계속 니편 내편 선을 긋지는 말자고 얘기합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 내 의견을 관철시키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제한된 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해 가는 것이 목표다.

 여전히 팀원들은 팀장의 이런 자세가 불만스럽습니다. 갈등이 날때마다 상대팀의 입장을 듣고자 하고, 당사자의 입장을 대변하려고 하는 팀장이 아쉬운 거지요. 저도 종종 강력하게 싸움을 걸어오는 상대 팀장들이 부러울 때도 있습니다. 그냥 무조건 우리팀만 방어하고 싶은 경우도 많지요. 그럼에도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님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시원스레 싸워서 이기는 팀을 그려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다시 마음을 다잡고 갈등을 풀어내고 문제를 해결하는데 집중합니다. 어느 때는 우리가 더 양보하더라도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택합니다. 여전히 팀원들의 기대가 느껴지지만 팀원들을 다독이며 설득합니다. 싸움에서 기필코 이겨내는 것이 우리의 실력이 아니라, 문제를 잘 풀어내는 것이 우리의 실력이라고. 갈등을 만들어내고 본인만 승리하는 개발자가 아닌, 갈등을 해소하고 설득해서 모두가 승리하도록 만드는 개발자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이지요.

 어쩌면 저의 못난 성향에 대한 변명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싸움을 피해가는 비겁한 모습은 아닌지도 여전히 자신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길길이 날뛰던 개발자 시절을 지나고 매니저가 되고 보니, 싸움에서 지는 것도 괜찮아졌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개발자의 연륜이라고 여전히 확신하고 있습니다.

- 2023.08.08 삼평동에서

'Joshua > 직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팀장의 역할 범위  (0) 2024.07.13
공식적인 뒷담화  (0) 2023.12.23
개발문화 만들기 - 도서관  (0) 2023.12.02
개발문화 만들기 - 교육  (1) 2023.11.26
개발문화 만들기 - 외부세미나  (0) 2023.11.2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