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적인 뒷담화

Joshua/직장 2023.12.23 댓글 Joshua95

 팀원들에게 팀장과의 면담은 공식적인 뒷담화 시간이라고 종종 얘기하곤 합니다. 미리 제가 개인 면담 때 서로를 뒷담화 할 거라고 사전에 동의를 구합니다. 공식적인 뒷담화라는 말이 어폐가 있긴 하지만 솔직한 피드백을 위해서 면담의 중요한 요소가 담기는 듯 합니다.

 개인 면담을 하게 되면 같이 일하는 동료들에 대해서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같이 일 할만 한지, 아쉬운 점은 없는지 묻지요. 제가 옆에서 본 느낌을 얘기해 주기도 하고, 스스로 힘들어하는 것을 콕 찍어서 물어보기도 합니다. “다 좋습니다”로 일관하는 팀원에게는 좋다는 답변 뒤에 혹시 솔직함이 묻혀있지는 않은지 살핍니다. 동료가 성장하기 위해서 한가지 꼽는다면 뭘 얘기해 줄 지를 되묻기도 합니다. 어느 때에는 자연스레 뒷담화에 의기투합되어 한참을 같이 맞장구를 치기도 합니다.

 개발자들의 성향은 내성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나 우리팀은 대부분이 “I” 성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면담을 하게 되면 누군가를 솔직하게 피드백 해 주는 것을 어려워합니다. 둥글둥글 표현을 하지요. 팀장과의 면담 때 만큼은 동료에 대하여 직접적으로 날것 그대로 피드백 달라고 요청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마지막 꼭 단서를 달고 있습니다. “부드럽게 안 좋은 소리를 할 수 있다”. 공식적인 뒷담화라고 안 좋은 것에 대해 쌍욕을 해 달라는 얘기가 아니다. 안 좋다는 것은 안 좋다고 부드럽게 얘기할 수 있다. 솔직함이 무례함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미에 덧붙입니다. 

 뒷담화라는 것이 자칫 특정 사람에 대하여 부정적인 마음을 심화 시키지는 않을까 우려가 되긴 합니다. 제 스스로에게도 다독입니다. 동료의 아쉬움을 얘기할 기회를 주며, 다른 긍정적인 생각으로의 전환이나 개선할 방법을 같이 찾아보는 시간으로 만들어 보자고 말이지요. 이러한 시간들을 통해서 피드백이 오가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들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 2023.08.22 삼평동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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