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문화 만들기 - 1:1미팅

Joshua/직장 2023.08.12 댓글 Joshua95

 매니저 트랙으로 변경한 후, 여러 개발 관리 책들을 살피다보면 항상 중요시 되는 것이 1:1미팅입니다. "1:1 미팅은 무조건 해야 된다.", "사람 가장 중요하다.", "모든 것보다 면담이 우선순위를 높여야 한다."는 조언이었지요. 팀장이 되고 첫해는 정신 없는 와중에 팀원들과 분기당 1회를 면담하겠다고 얘기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20명을 훌쩍 넘는 팀원들을 분기당 1회 면담하는 것도 여간 힘겨운게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당시는 코로나 상황이라 모니터만으로 면담을 하려니 더욱 그 시간을 주저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분기 1회 약속은 반기 1회로 정정하였습니다. 회사에서 정식 진행되는 상반기, 하반기 평가 면담 정도만 하는 걸로 타협했습니다.

 이미 매니저를 하고 있는 친구에게 면담의 어려움을 호소하였더니, 본인은 연초에 1년간의 면담 일정을 미리 잡아둔다고 합니다. 미리 잡아둔 일정은 어찌하든 지키게 되니 도움이 된다는 조언이었습니다. 올해를 시작하며 사람에 집중을 한다는 마음으로 1년 일정을 잡아보기로 했습니다. 업무의 30%는 팀원들을 위해서 사용해 보자. 친구의 조언대로 1일 1명씩 1년의 스케줄을 잡아서 초대를 했습니다. 20명 규모이니, 매일 한명씩 면담하면 팀원들은 한달에 한번 저와 면담하게 됩니다. 매월 특정 요일에 팀원 한명씩 면담하도록 되풀이 일정을 보내고 시작했지요. 그렇게 시작한 것이 이제 7개월을 지나갑니다.

 오전 업무 시작 시점을 잡고, 기본 30분으로 하되 대체로 1시간 가까이를 얘기하게 됩니다. 사내 카페에서 커피를 한잔 사주고,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한 달간의 생활 얘기며 근황 이야기를 주고 받지요. 그리고 필요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매월 제 스스로 주제를 하나 정해서 갑니다. 특별히 나눌 이야기가 없다면 주제를 정해서 얘기하기 위함이지요. 대략 아래의 주제를 정해서 얘기를 나눴습니다.

- 1월 : 출퇴근 상황 / 올해 계획
- 2월 : 목표 중 어려운 점 / 명절 이야기
- 3월 : 1분기 과제 진행 상황 / 셀프 평가
- 4월 : 성과 점검 / 현재 가장 큰 고민 한가지
- 5월 : 성과 미팅
- 6월 : 프로젝트 진행 의견 수렴


 처음에는 가능한 가볍고 편안한 얘기 정도로 시작을 했습니다. 매월 거듭할수록 팀원들의 상황을 잘 이해하고 되고, 현재 업무에 임하는 자세와 어려움을 얘기 나눌 수 있게 됩니다. 어떤 경우에는 업무가 너무 더디다고 생각했던 친구가 나름 마음 속으로 고생하며 따라 잡으려고 노력하고 있음을 알게 되기도 하고, 도무지 행동이 이해되지 않았던 팀원이 그 자초지종을 듣게 되기도 합니다.

 면담 시간은 ”공개적인 뒷담화“가 있을 거라고 이미 팀원들과 공유하였기에 편하게 동료들에 대한 피드백을 받기도 합니다. 가정의 어려움이나 개인의 고민을 듣기도 합니다. 면담을 마치고 도움이 많이 되었다고 얘기해 주는 팀원들을 만나면 왠지 보람도 되고 힘이 나기도 합니다. 면담을 통하여 본인들을 자랑하고 피력해 달라고 요청을 많이 합니다. 아직은 주어진 질문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 팀원들이 더욱 본인들의 생각을 꺼내놓고 같이 고민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이번달은 팀원들 자유 주제를 하나 가지고 와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어떤 팀원은 커리어에 대한 고민을, 어떤 팀원은 본인의 성과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왔습니다. 이런 분위기가 계속 자연스럽게 이어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1:1면담에 우선순위를 두고 올해를 시작한 일은 참 잘 한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매니저는 사람 관리가 주요한 업무 중의 하나라고 하는데, 면담을 통해서 더욱 그 가치를 느끼게 됩니다. 각 사람의 입장을 이해하고 같이 고민해 주는 것이 팀장으로서 중요한 일임을 다시 한번 새기게 됩니다.

-2023.07.25 삼평동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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