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만 교수의 현대사 산책 1980년대를 읽고 있다.
4권 중 1권의 중반을 넘어가는데, 책 읽기가 너무도 힘들고 괴롭다. 재미가 없다거나 문장이 난해해서가 절대 아니다. 바로 1980년 5월 18일에 일어난 광주 민주화 운동 때의 사건을 읽고 있는데, 너무도 슬프고 답답하여 한문장 한문장 읽기가 너무도 어렵고 괴로운 일이다. 어느 날 도로 한 복판에서 군인들이 시민들을 두들고 패고 칼로 찌르고. 하지만 뉴스나 신문의 언론에서는 연예인들 노래 부르고, 떠들어대는 내용만 알리고 있다. 도대체가 우리 동네에서 일어나고 있는 참혹하고 처절한 이 상황을 바로 옆동네도 모르고 있고, 도무지 알릴 수가 없다면. 그때의 그 무시무시함이란 어떠했을까 생각하니 소름이 끼친다.
그 무엇보다 그 이후의 대한민국 역사가 어떻게 흘러왔다는 것을 알고 있는 나이기에 답답함이 더해진다. 피해자인 광주의 시민들은 폭도로, 빨갱이 집단으로, 지역주의에 세뇌된 무지한 사람들로 만들어졌고, 가해자인 사람들은 대통령으로, 국회의원으로 아직까지 땅땅거리며 살아가게 되는 그 역사를 알고 있기에 더욱더 가슴이 아파온다.
일제시대 때는 식민지 생활 때문에 정복자인 일본 사람 때문에 고난 받았다고 하자. 6.25 때는 이념의 대립으로 인한 전시 상황으로 인해서 자행되었다고 하자. 도대체 저 광주는 어떻게 된 것인가? 민주주의를 부르짖는 시민들에게 일제보다 더 잔인하고, 전시보다 더 참혹하게 뭉게버리는 자들은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이것이 바로 우리 한국의 현대사이다. 그리고 그 역사가 지금도 이렇게 계속되고 있다. 책 읽기 괴로워 중간 중간 다른 일들을 해 보고 있다. 그냥 차라리 모르고 이렇게 살아갈 것을. "경제대국 만들어 준 박통 만세", "카리스마는 전두환이 짱이야!" 이러면서. 그러면 차라리 마음 편했을 것을.
멀리도 바라지 않는다. 최소한 내가 태어나서 살아왔던 날에 무슨일이 있었는지 알아보아라. 그냥 그렇게 입닫힌 언론에서 떠들어 대는 목소리 들으며 모든 것인양 판단하지 말고. 우리가 이렇게 살아가고 있단다. 이렇게 비겁하게 외면하고, 이렇게 타협하면서 그렇게 살아가고 있단다.
정말이지 강준만 교수의 현대사 산책은 읽기 너무도 괴로운 책이다.
From Joshua(04-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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