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다른 팀과의 개발 협업이 필요하여 개발자간 인터페이스 협의를 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인터페이스를 전면 변경하는 것이어서, 외부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지만 내부는 대폭 변경이 되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문제는 다른 팀이 우선 설계를 하고 우리팀은 설계된 인터페이스대로 지원을 해 주는 것인데 여기에서 계속 삐걱되는 소리가 들립니다.
결국은 양팀 개발자간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서 팀장에게 도움 요청이 올라옵니다. 저쪽 설계는 어떻고, 그렇게 되면 우리는 문제가 되니 이렇게 바꾸어야 된다. 그런데 저 팀이 우리 의견을 무시한다. 이런 류의 갈등이지요.
회사의 업무를 하다보면 커뮤니케이션을 잘해야 한다는 얘기를 자주 하게 됩니다. 다른 사람과의 소통을 잘해야 한다는 것인데, 그 의미는 사람마다 제각각 이해하곤 합니다. 어떤 사람은 우리의 주장이 받아들여지는 것을 소통을 잘 한 것으로 이해합니다. 우리 조직의 손해를 최소화하고 무언가를 달성하는 것에만 집중합니다. 그리고는 그것이 안 받아들여지면 소통을 멈춥니다. 둘 중 하나가 됩니다. 그래 상대방 하자는 대로 하되 책임은 저 쪽이 지어야 한다. 혹은 상대방이 내 의견을 받아들여 주어야 한다.
소통을 하면 할수록 계속 적들이 늘어납니다. 같은 회사, 같은 개발실 임에도 팀만 넘어서만 방어적이 되고 서로 적이 됩니다. 나의 의견이 받아들여져서 소통에 승리한 것 같은데, 결국은 잘되나 보자 노려보고 있는 적들만 늘어납니다. 이것이 과연 좋은 소통이었을까요?
소통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내가 손해를 본다는 가정이 들어가야 합니다. 그리고 같이 만들어간다는 생각도 필요하지요. 상대도 나름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신뢰도 필요합니다. 우리가 극단의 전쟁 협상을 하는 것도 아니고, 대부분은 팀만 다를 뿐 같은 제품을 위해서 같은 배를 탄 동료들인데 서로 못 미더워 이기려고만 한다면 내 의견이 관철된 들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오늘도 풀어내야 할 소통의 막힘 가운데 들어가려니 저도 역시나 답답한 마음이 우선입니다. 그럼에도 이 막힘을 풀어내는 것이 나의 몫이라고 다시금 마음을 다잡아 봅니다. 상대도 나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우리는 같은 배를 탄 동료들이니 같이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제품을 위해서는 우리가 좀 더 손해 봐도 된다.
좋은 커뮤니케이션이란 어떤 것인지 돌아보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조만간 팀원들과도 이 주제로 대화를 나눠봐야겠습니다.
- 2023.08.31 삼평동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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