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만

Joshua/일기 2010.03.18 댓글 Joshua95
요즘 아내와 티격태격을 자주 하게 됩니다.
서로가 이렇게 이해할 수 없는 존재였던가 깜짝 놀랄 정도이지요.

서로의 생각을 충분히 상대에게 이해시킬 수 없으니
참으로 어려울 따름입니다.
문제를 풀기 위해 함께 이야기를 하다가도
이야기 중에 또 다른 상처를 받게 되고
더욱더 깊은 오해의 수렁들로 빠져 들어갑니다.

한번은 주일 예배가 끝난 후 아내가 예배가 어떠했는지 물어봅니다.
설교 내용이 우리의 갈등과 잘 맞는 내용이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서로가 설교 내용을 생각한 것을 나누다 보니

남편은 "아, 저 얘기가 내 말인데.. 우리 와이프가 잘 들어야 할텐데.."
아내는 "아, 내말이.. 우리 남편 졸지말고 들어서 깨우쳐야 할텐데.."

라고 생각했다는 것입니다.

이 이야기를 나누고 나서 멋쩍어 씨익 웃고 말았지만,
제 스스로 참 많이 반성이 됩니다.
아닌게 아니라,
요즘 예배 중 설교나 개인 묵상 중의 말씀 중에서
하나님 주신 말씀을 나에게 적용하는게 아니라
아내에게 적용해 보려고 시도해 본 적이 자주 있었던 것입니다.

하나님이 "인석아, 이걸 보고 네 모습을 살펴보아라." 라고 하시면
저는 "그렇죠? 하나님! 그러니 울 아내가 잘못하고 있는거죠?" 라고
엉뚱한 동문서답을 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동일한 설교를 듣고도 전혀 다른 해석으로 아내가 들어주기를 바랐던
나의 모습을 생각해 보자니 낯이 뜨거워집니다.

그 생각, 그 말씀은 상대가 아닌 바로 나에게 주셨던 것입니다.
나는 괜찮고 상대만 고치면 된다는
이 아집과 교만함이 제 안에 가득합니다.

말씀하신 그분은 얼마나 답답하셨을까요?

 - 2010.03.18 Joshua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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