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수하지 못한 특명

Homeschooling/샘솔빛풀 2009.12.25 댓글 Joshua95

엄마가 입덧 비슷한 것을 시작했단다. 아마 3주 전부터 시작한 것 같다.

아빠가 구례 고향에 내려갔다가, 네 할머니께서 만들어주신 추어탕을 맛있게 먹고는 그만 빈손으로 서울로 올라왔단다. 네 엄마가 추어탕을 먹고 싶다고 얘기했었는데, 그걸 아빠가 까먹었단다. 추어탕만 기다리다가 아빠가 빈손으로 오자, 너무 추어탕을 먹고 싶은 나머지 입덧을 시작하더구나. (원래 이렇게 시작하는 건지는 아빠도 잘 모르겠다. ^^)

그리고 요 며칠전 새로운 특명이 아빠에게 떨어진 날 아침에 일이었다. 글쎄 아침에 엄마가 갑자기 꿈에서 복숭아 먹는 꿈을 꾸었다고 얘기하더구나. 엄마가 너무 재미있어 하시면서, 꿈속에서 복숭아가 먹고 싶어서 아빠에게 부탁을 했는데 아빠가 복숭아 통조림을 사와서 구박했던 꿈 속 이야기를 해 주더구나. 아주 재미있게 듣고는 아빠는 출근을 했단다. 그런데, 한참을 있다가 아빠 핸드폰으로 문자 메시지가 왔더구나. "남편, 나 복숭아가 너무 먹고 싶어." 이미 아침 꿈 이야기에서 부터 예견된 일이였건만, 이 아비는 전혀 생각을 못 했던게지.

이마트와 현대 백화점을 다 돌아봐도 복숭아는 보이지 않더구나. 통조림을 사다줘서 구박했다는 아침의 꿈 이야기만 안 들었어도 눈 딱 감고 통조림을 사갈텐데. 네 엄마의 작전에 딱 걸려든거란다. ^^ 하지만 서울 시내를 온통 (사실 이마트와 현대 백화점만) 뒤져도 이 한 겨울에 복숭아를 어떻게 구하겠니. 결국 귀가 길에 아빠는 황도 통조림 2통과 백도 통조림 1통을 들고는 집으로 올 수 밖에 없었단다.

입덧 때 먹고 싶은 것 못해 주면 평생을 구박 당한다는데, 추어탕에서 시작해서 복숭아까지 이런 저런 특명을 완수하지 못했으니, 앞으로 네 아빠는 엄마에게 꼭 쥐어 살게 생겼구나. 그래도 이 아빠의 마음만은 네 엄마도 충분히 이해해 줄거다. 그렇지?

봄이 되면 시장에서 복숭아나 한박스 사서는 니 엄마에게 아부를 해 봐야겠다.

샘, 엄마 배속에서 건강하게 자라다오. ^^

- 샘이 9주 되는 즈음에 아빠가.

 

2004/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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