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친구들 중에도 안 믿을 녀석들이 많겠지만, 나의 아내는 한 엄살한다. ^^
임신한 사실을 알고 나서는 '배가 무거워' 라며 힘들어하는 모습만 보아도 이 사실이 거짓이 아님을 알수있다. 겨우 4주로 0.6 cm 라는 태아가 얼마나 무겁길래 ^^.
임신 6주 되던차에 산부인과를 아내와 같이 갔다. 검진을 마치고 피검사를 위해서 위층, 피 뽑는 곳으로 갔다. 나는 한쪽에 앉아서 가만히 아내를 보고 있으려니. 당당하게 한쪽 팔을 잘 걷어올린다. 엄살쟁이가 기특하다 싶어 계속 쳐다 보고 있으니, 바늘이 늘어가는 순간, "쓰읍~~" 하며 숨을 들이킨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어찌나 우습던지. 아마 간호사가 없었으면, "아악~ 아파아파" 하며 소리치고 싶었을 텐데, 나름대로 꾸욱 참는다는 것이 바로 "쓰읍~~" 이었던 것이다. 나름대로 진지하게 피를 뽑고 돌아오는 아내에게 "쓰읍" 했던 얘기를 했더니, 자신은 절대 그런 소리 안 내었다고 우긴다. 소파에 앉아 잠시 기다리고 있자니, 어느 임산부 한분이 들어와서 피를 뽑는다. 바늘이 팔뚝에 들어가는 순간, "아악~아" 라며 소리를 지른다. 내심, "우리 아내보다 더 엄살이 심한 사람이 있군" 생각을 하며 아내를 돌아보니, 아내의 얼굴에 희색이 가득하다. 마치 일대일 격투 게임에서 이긴 아이마냥 씨익 웃으며 살짝 나에게 얘기한다. "저 아줌마, 엄살 너무 심하다. 히히"
자신보다 엄살 심한 사람을 보고서 저렇게 즐거워하다니. 내가 평소 아내의 엄살을 보고 즐거워하는 기분이 바로 그 기분이라우.
From Joshua(03-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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