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가까이 나를 봐온 사람에게 쓴 소리를 듣는다는 것은 참 고통스러운 일이다.
나의 성향이나 나의 마음가짐까지 잘 알고 있으니
그 사람의 지적은 정곡을 찌르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 조언을 들을 때면 한껏 마음이 낮아지고
자신감이 없어진다.
나의 약점이 그대로 고스란히 드러나고
나의 아쉬움이 적나라하게 구체화되니
괴롭기 그지없다.
좀 보듬어줬으면 좋겠고, 좀 덮어주면 좋으련만.
뒤집어 생각해보니,
내가 나의 가까운 사람에게 그렇게 하고 있었구나.
나의 가족과 나의 친구들에게, 나의 동료들에게
내가 그렇게 드러내고 파헤치고 있었구나.
알고 있는 약점을 더욱 부각시키고,
본인이 아쉬워하는 일을 더 지적하며
괴로운 상처를 더 헤집어대는 일을 내가 하고 있었던 거구나.
좀 더 보듬어 줄 것을, 좀 더 덮어주고 믿어줄 것을.
좀 더 이해해 주고, 좀 더 안아주고, 좀 더 기다려줄 것을.
내가 그런 사람이었구나.
-2018.03.06 반송동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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