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졸업하고 시작한 서울 생활
수많은 사람속에 마음 나눌이 없던 그때
외로운 이방인 고향이 되어준 흑석동 친구집
매서운 칼바람 속 부동산 아줌마 따라나서
어설프게 둘러보며 우연찮게 자리잡은
친구의 안식처는 흑석동 귀퉁이
구불구불 골목 속을 헤매다가
헷갈리면 찾아보던 전봇대 전등하나
눈이 얼면 봅슬레이 경기장이 되어도
마냥 흥겹고 즐거운 흑석동 자취방
지방에서 올라온 수많은 친구들을
어김없이 받아주던 친구의 후한 인심
속옷주며 푸념에도 언제나 열려있던
불청객 아저씨마저 화장실 빌려쓰던
인심좋고 부담없던 흑석동 단칸방
배고프면 종종찾던 시장한켠 돼지 갈비집
심심하면 찾아가던 시끌벅적 피씨방
힘이날땐 자리잡고 야구게임 한바탕
병특일병 달고나와 같이찍은 사진 한장
생일챙겨 주겠다며 싸들고온 감자탕
투덜투덜 받아주던 친구 얼굴 선한데
가난함과 어설픔은 점점 사라져가고
이제는 희미해져가는 힘겹고 흥겹던 그 시절
어렸지만 진지했고 어설펐지만 뜨거웠던
이제는 갈 수 없는 그리운 젊은날 그 고향집
흑석동 골목깊이 단칸방 친구집.
젊은날 마음깊이 새겨둔 나의 고향집.
- 2017.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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