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연말 사내에서 잘못된 결정이라고 판단되는 것에 대하여 강력하게 주장하다가 결국은 관리자와 맘만 상하고 일단락 된 적이 있습니다. 제 자신의 위치를 넘어서는 월권을 했다는 반성을 하며 새해를 맞았습니다. 새해를 맞고 몇몇 팀내 회의에서 우리 팀은 부디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고 그 의견을 받아들이는 팀이 되자고 얘기했습니다. 새로이 팀장이 된 팀장께도 다양한 의견이 나오지 않는 팀은 끝난 팀이라고, 부디 여러 목소리가 나올 수 있고 그 목소리가 인정되는 분위기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요며칠 개인적으로 참 낙담되는 시간들입니다. 프로젝트가 너무 급조되어 진행되기에 현실적인 것을 감안하더라도 우리 큰 틀을 보면서 설계하고 구현하자고 나름 열심히 의견을 내었더니 돌아오는 반응은 '그러기에는 시간이 없다.' 라는 것입니다. 급한 프로젝트를 위해 새로운 프로세스를 하나 만들자고 하는 것을 제가 반대하고 기왕이면 기존 플로우에서 분기하자고 주장을 하다가 결국 일정에 밀려 제 의견을 포기했지요. 엊그제는 서버에 포트를 하나 더 열어야겠다고 하는 것을 또 기왕이면 포트 열지 말고 기존과 동일 포트에서 받아서 새로운 프로세스로 넘겨주자고 반대했지요. 새로운 프로세스의 통신은 기존과 다른 데이터 포맷을 사용하겠다고 하는 담당자에게 한 프로그램의 데이터 포맷을 통일하는게 낫다고 언쟁을 했지요. 결국 이 과정 중에 언성이 높아지고 서로 언잖은 상황이 되었습니다.
답답한 마음으로 '그래 내게 주어진 것만 열심히 하자.' 로 간신히 마음을 다잡고 있었습니다. 도대체 어디까지 내 의견을 개진해야 되고, 어디까지 소신을 주장해야 하나 하는 혼란이 있습니다. 빤히 보이는 향후 유지보수에서의 혼선을 어떻게 보고도 가만히 있나 하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러다 문뜩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내가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고, 이해하지 못하고 있구나!' '나야 말로 내 주장만을 고집하고 절대 포기하지 않는 아집을 가진 자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 것이지요.
다른 사람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그 목소리가 인정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나의 부탁처럼 내 스스로가 다른 사람의 의견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이 급조된 프로젝트가 나의 기준과 생각들을 흐트러뜨리고 있습니다.
- 2011.02.01 by Joshua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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