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교육 후 단상

Joshua/직장 2010.09.20 댓글 Joshua95
* 2010년 1월 사내 교육이 있었는데, 교육 중 단상을 사내 게시판에 올렸습니다.
  그냥 넘어가 버려도 될 것을 그 넘의 성격 덕에 주절주절 글을 올렸지요.
  이래서, 물 흐르듯이 회사 생활이 어려운 것 입니다. 흐흐.
  - 2010.09.20 첨언

* Jump Up 토론에 대한 단상
어제 있었던 Jump Up 교육을 잘 마쳤습니다. 즐겁고 유익한 시간으로 교육을 잘 받았습니다. 흐뭇한 마음으로 교육을 잘 마치고 집에 가던 길에 불현듯 교육 세션 중 "고객 만족"의 토론이 생각이 났습니다.

   "10억대 매출이 걸린 특정 회사의 간부가 유학중인 자신의 딸의 프로그래밍 숙제를 도와주면 계약하겠다 라고 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교육 당시에는 일단 임상무님의 눈을 피해야 했고, 나른함이 밀려온 타임인지라 별다른 생각없이 전반적인 토론 흐름만을 느끼며 고개를 떨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의 상황이 불현듯 퇴근 길에 생각이 난 겁니다.당일 차수에서는 대다수의 팀이 "당연히 해 줘야 한다." 였고, 단 한분의 개인 만이 "반대"의 입장을 언급하셨습니다. 저 또한 팀 내부에서는 반대를 했지만, 다수결로 찬성으로 갔지요. 게다가 이 세션이 고객만족이다 보니 고객 만족을 시켜주어야 한다는게 맞다고 흔쾌히 생각했습니다. 나름 팀 내부에서 반대를 던졌으니 내 소임은 다 했노라고 안위하면서 말입니다.

헌데, 퇴근 길에 갑자기 드는 생각이 교육 시간 중 제가 침묵함으로 위 사건에 "찬성"으로 동조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즉, 앞으로 우리 회사의 모든 사람들은 위와 같은 딜레마가 생길때 거리낌없이 찬성하겠구나 하는 생각 말입니다.

그리고 제 스스로 다시 그 문제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과연 이 문제를 고객만족으로 접근해야 하는가. 이 문제는 우리 회사의 전체 핵심가치와는 상충되는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교육 내내 모든 분들이 입을 모아 얘기하신 것처럼, 우리가 내세우는 핵심 가치의 모습은 정직, 존중, 신뢰, 일관성 등등 이었습니다. 순간의 매출을 위해서 꼼수를 부리지 않는 것. 정직을 얘기하는 것. 결국 그럼으로 결국은 존중과 신뢰는 받는 기업이 되는 것이지요. 그러나, 어제 토론에서 받은 저의 느낌은 그것이 아니었습니다. 매출을 위해서는 고객 만족을 해야한다. 그리고 고객 만족이라는 것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고객의 요구를 들어주는 것이다. 하물며 그것이 편법이나 불법이더라도!

과연, 고객 만족이라고 하는 것이 고객의 말을 무조건 들어주는 것인가. 어제의 예처럼, 자신의 딸의 프로그래밍 숙제를 해 달라는 제의는 결국은 그 딸의 같은 클래스의 다른 모든 학생들에게는 피해를 주는 편법을 제공해 주는 것입니다. 그 딸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이 아이는 도대체 어떤 사람으로 성장하겠습니까.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는 편법과 불법은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겠지요. 그 회사의 당사자 간부는 물론이고, 계약 관련 담당자들과 측근들에게 비치는 우리의 모습은 어떨까요. 여기에는 회사에 대한 고객 만족은 있을지언정 고객 감동을 있을 수 없습니다. 우리 회사가 추구하는 고객 만족이라는 것이 이 정도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 겁니다.

회사의 핵심 가치라는 것이 무엇인가. 핵심 가치라는 것은 무언가 현실에서 딜레마가 생겼을때 판단의 기준이 되며 그 진가를 발휘하게 됩니다. 영업하려면 다 그렇게 해야 된다는 정도의 단순한 기준이라면 그건 우리 회사가 자랑할 만한 가치가 아닙니다. 어느 회사, 어느 개인이든 그 정도의 가치는 있는 것 아닙니까. 아니, 그 정도의 기준이 가치라는 이름을 붙일 만한 것인지도 의문입니다.

우리 회사가 추구하는 핵심 가치로서의 고객 만족으로 본다면 어제 토론에 대한 저의 대답은 NO! 입니다. 사실 이 얘기를 하고 싶어서 주절주절 했네요. 침묵으로 YES 에 동조한 듯 하여 꼭 표명하고 싶습니다. 위 경우에 대해서 우리의 핵심 가치에 비추어 10억을 포기하는 것이 우리가 영혼이 있는 기업이 될 수 있는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자,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감사합니다.

- 2010.01.21 Joshua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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