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자에게 위로를

Joshua/일기 2009.11.05 댓글 Joshua95

내일, 19일이면 장모님 기일입니다. 벌써 1년이 지났습니다. 회사 동료 분께서 4월 어머님 장례식장에서 6개월 사이에 두분의 어머님 장례식을 참석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하신 말이 생각나는군요. 작년 11월 장모님과 처남을 보내고, 올 4월 어머니를 보내드리고 나니 부인하고 싶지만, 참으로 힘겨운 시간들을 지내온 것 같습니다. 아내를 먼저 보내고, 가학적인 신이라고 부르짖는 루이스의 책을 읽으며 함께 부르짖기도 했었고, 외면하고 피하면서 고집부려 보기도 했고, 그 와중에 그렁그렁 눈물은 많아지고 있습니다.

예전 교회 모임에서 어느 분이 자신을 표현하며 자신은 두부 같은 사람이라고 얘기했습니다. 그냥 잘 살아가고 있는 듯하지만, 손으로 꾸욱 누르면 눈물이 왈칵 쏟아져 버리는 사람이라고 말이죠. 어제는 교회에서 추수감사절 기념으로 가족 찬양을 했답니다. 아들 녀석이 멋지게 시편 23편을 외우고, 온 가족이 "선하신 목자"라는 찬양을 함께 하는 것이었는데, 찬양 중에 아내가 우는 바람에 순식간에 교회가 울음 바다가 되었답니다. 

나 스스로 위로 받고자 참으로 헤매였는데,
사랑하는 사람들 떠나 보냄이 슬퍼서 항의해 봤는데,
결국 나의 슬픔에 가장 큰 위로는 이것입니다.

"얘야, 너무 슬퍼하지 마라. 너도 죽는단다."

나의 슬픔의 근간에는 나는 죽지 않는다는 망각과 교만이 있었습니다. 나도 죽는다. 어머님 뿐 아니라 나도 죽을 것이고, 처남 뿐 아니라 나도 죽을 것이다. 이것이 지금 나에게 가장 위로의 말입니다.

사랑하는 이를 먼저 보낸 슬픈 이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합니다.
"너무 슬퍼하지 마십시요. 우리도 죽습니다."

From Johsua95 (2008.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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