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자에게 위로를
내일, 19일이면 장모님 기일입니다. 벌써 1년이 지났습니다. 회사 동료 분께서 4월 어머님 장례식장에서 6개월 사이에 두분의 어머님 장례식을 참석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하신 말이 생각나는군요. 작년 11월 장모님과 처남을 보내고, 올 4월 어머니를 보내드리고 나니 부인하고 싶지만, 참으로 힘겨운 시간들을 지내온 것 같습니다. 아내를 먼저 보내고, 가학적인 신이라고 부르짖는 루이스의 책을 읽으며 함께 부르짖기도 했었고, 외면하고 피하면서 고집부려 보기도 했고, 그 와중에 그렁그렁 눈물은 많아지고 있습니다.
예전 교회 모임에서 어느 분이 자신을 표현하며 자신은 두부 같은 사람이라고 얘기했습니다. 그냥 잘 살아가고 있는 듯하지만, 손으로 꾸욱 누르면 눈물이 왈칵 쏟아져 버리는 사람이라고 말이죠. 어제는 교회에서 추수감사절 기념으로 가족 찬양을 했답니다. 아들 녀석이 멋지게 시편 23편을 외우고, 온 가족이 "선하신 목자"라는 찬양을 함께 하는 것이었는데, 찬양 중에 아내가 우는 바람에 순식간에 교회가 울음 바다가 되었답니다.
나 스스로 위로 받고자 참으로 헤매였는데,
사랑하는 사람들 떠나 보냄이 슬퍼서 항의해 봤는데,
결국 나의 슬픔에 가장 큰 위로는 이것입니다.
"얘야, 너무 슬퍼하지 마라. 너도 죽는단다."
나의 슬픔의 근간에는 나는 죽지 않는다는 망각과 교만이 있었습니다. 나도 죽는다. 어머님 뿐 아니라 나도 죽을 것이고, 처남 뿐 아니라 나도 죽을 것이다. 이것이 지금 나에게 가장 위로의 말입니다.
사랑하는 이를 먼저 보낸 슬픈 이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합니다.
"너무 슬퍼하지 마십시요. 우리도 죽습니다."
From Johsua95 (2008.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