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서로 정직하다고 가정한다

Programming/스크럼 2021.06.19 댓글 Joshua95

"우리는 서로 정직하다고 가정한다. 옆사람은 최선을 다하고 있다."

 새로운 팀에서 다시 스크럼을 시작하면서, 우리의 다짐 중의 하나로 "우리 서로가 정직하다고 가정"하자고 얘기를 했습니다. 하나의 개발팀으로 좋은 팀웍을 위하여 필요한 것은 신뢰인데, 이것이 쉽지가 않습니다. 개발자마다 실력의 차이가 있고, 관점의 차이가 있다 보니 항상 서로 불편한 사람들이 존재하게 됩니다. 어느 때에는 얄밉게 노니는 개발자들도 있고, 어느 때에는 잘하고 싶어도 안되는 사람들도 있게 되지요. 저도 그것이 불편하고 아쉬워서 불만들을 많이 토로하였는데, 지나고 보니 결국 그 사람이 우리 팀원인 것도 우리팀의 실력이었던 것입니다. 여느 영화처럼 우리가 최고의 개발자들로 찾아서 영입하고 같이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실상은 한계가 있는 채용을 통하여 들어와서 흘러흘러 만나게 된 멤버들이다 보니 모두가 각양각색인 거지요.

 결국은 이것이 우리의 상황이고 우리의 실력이라는 생각에 다다랐습니다. 팀을 생각한다는 것은 멤버의 실력과 한계, 스타일까지도 인정할 수 밖에 없더라 입니다. 어느 개발자가 10의 일을 해야 하는데, 5 밖에 안하는 혹은 못하는 개발자라면 우리는 5의 실력을 가진 개발자로 인정하고 가자는 것이지요. 10을 할 수 있는데 5를 하는 것에 대해서 더 못한다고 구박을 하긴 하겠지만, 결국 그 사람의 실력이 5 밖에 안된다고 인정하자는 다짐입니다. 아쉽지만 어떻게 하겠습니까. 이미 그 사람이 우리팀의 팀원이 되어있고 그 사람을 무조건 쳐 낼수는 없으니 말입니다. 저 사람은 저 실력 밖에 안된다는 인정으로 시작하자는 얘기입니다.

 발표를 마치고 며칠 후 어느 팀원과 면담을 하다보니, 저의 그 얘기를 듣고 참 낙심했다고 합니다. 같이 제품 개발을 하고 있는 옆 동료가 일정을 부풀려 잡아서 고민이었는데, 제가 그냥 인정하자는 얘기에 속상했다고 합니다. 나는 열심히 하고 있는데, 노니는 옆 동료가 얼마나 얄미울까요. 그런 차에 저의 그냥 믿자는 저 얘기가 얼마나 야속했을까요.

 그냥 묻자는 얘기가 아닙니다. 노니는 동료에게도 경고인 것입니다. 너는 실력이 5 밖에 안되는 거라는 경고 말입니다. 마치 본인은 10을 할 수 있는 사람인데, 그냥 적당히 편하게 노닐며 일하는 거라고 웃고 있는 얄미운 동료에게 경고하는 것입니다. 당신은 10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 그냥 실력이 5인 사람이라고 인지시키는 것입니다. 본인의 실력 없음으로 동료들이 고생하고 있다는 민폐에 대한 경고이지요. 우리가 한 팀이 되고자 5밖에 안되는 실력을 가진 당신을 품어주고 있는 거라고!

 어떻게 흘러흘러 한팀이 된건지 모르지만, 하나의 팀으로 신뢰하고 품어주기는 참 쉽지가 않습니다. 오히려 최선으로 열심히 임하는 동료들이 실망하고 낙심하게 되니까요. 그럼에도 현재 우리를 인정하고, 동료를 인정하는 것으로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노니는 동료도, 실력이 부족한 동료도, 그로 인해 헌신해 주고 있는 다른 동료가 있다는 진심을 알아 주기를 기다려 봅니다. 그 진심을 알아주고 이해해 주는 팀이 되기를 그리고 그로 인해 헌신해준 동료들에게도 배움이 있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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