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 내려갔다가 오른쪽 팔뚝에 상처가 생겨났다.
며칠이 지나니 상처가 아물고 상처에 딱지가 생겨났는데..
딱지 부분이 간질 간질한 것이 계속 손이 가고 푸욱 뜯어버리고 싶은데..
하지만 28년 경험상, 지금 뜯어내면 다시 상처에 피가 나고 또 다시 아물기를 기다려야 된다는 것을 잘 안다.
계속 간질 간질 한 것이 괘씸하기도 하고 해서..
"좋다, 내 하루만 참아내보마"
이내 스스로 다짐해 본다.
그 다짐을 하고 얼마나 지났을까?
간질간질한 팔뚝을 매만지다, 딱지를 뜯어내고 있는 나를 발견. ㅠ.ㅜ
거기서만 끝냈어도 양호했으련만,
웬걸 조금 뜯어서 간질했던 부분이 시원해 지니, 이걸 다 뜯어버리고 싶은 욕심이 생겨나는게..
결국 아물지도 않은 딱지를 온갖 힘과 정교한 손놀림(--a) 으로 모두 뜯어냈다.
남은 것은 간지러움 대신 피.. ㅠ.ㅜ
가만 생각하니, 우매한 내 삶의 모습이 배어있다.
조금만 기다리면, 훨씬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결국 그 짧은 시간을 기다리지 못하는 모습 뿐 아니라,
그래 여기서라도 멈추어야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결국 지금보다 나을거라는 욕심으로 끝을 볼때까지 멈추지 못하는 모습까지도.
남은 것은 바랬던 지위와 명예가 아닌, 절망과 열등감 뿐인 모습까지도.
그 답이 기다림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행하지 못하는 모습.
다음번 상처에는 딱지의 유혹을 기필코 견뎌내보리라 다짐, 다짐.
From Joshua(03-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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